Tuesday, November 1, 2011

Taylor Series


테일러 급수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였던 것 같다. 교과서나 참고서를 보면 대충 오른쪽 그림과 같은 문제를 만날 수 있었다. 순진한 필자는 열심히 연필을 갈고, 각도기와 자를 써서 최대한 정확히 작도한 뒤 길이를 재어 답을 구했다. 하지만 문제집 뒤에 나온 답과 다르기 일쑤여서 늘 불만이었다. 꽤 큰 종이에 3배짜리 그림을 그린 뒤 (수중에는 30cm짜리 자밖에 없었다) 밑변을 구하여 3으로 나누어도 봤지만, 여전히 문제집의 답과 달랐다. 갖고 있던 각도기가 엉망이었던 걸까?


30도, 45도, 60도, … 같은 특수각인 경우 삼각함숫값을 구하는 방법을 중고 시절을 거치며 배웠지만, 특수각이 아닌 경우 부록으로 실린 삼각함수표는 어떻게 계산한 건지 의아했다. 삼각함수의 덧셈정리를 배우면서 15도, 20도, 10도, 75도,… 등등 많은 각의 삼각함숫값을 알게 됐지만 그래도 구할 수 없는 삼각함수가 많았는데, 이런 기하학적인 질문의 답도 미분이 준다는 것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곡선과 가장 가까운 다항식: 근사 다항식
곡선과 가장 가까운 직선, 즉, 가장 가까운 1차식을 구하는 과정이 바로 미분임을 소개한 바 있다. 이제는 곡선과 가장 가까운 2차식, 3차식,…도 생각해 보자. 얼핏 생각하면 2차식은 직선이 아니므로 미분법이 아닌 전혀 다른 방법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접선을 구하라-미분] 편에서 미분을 소개할 때 x=L에서 미분 가능한 함수 f(x)에 대해 x=L 근방에서의 접선 y=ax+b는 다음 식을 만족하는 유일한 직선임을 강조했다.


그럼 x=에서 곡선과 가장 ‘가까운’ 2차식은 무엇일까? 바로 다음 식이 성립하는 2차식 y=ax2+bx+c 을 말한다.


총명이 과인하야 하나를 알려주면 둘을 아는 여러분은 x=L 에서 가장 가까운 3차식, 4차식, …이 무엇이어야 할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방식으로도 정의할 수 있지만 이쯤에서 넘어가자.


근사 다항식 구하기
이런 개념은 깔끔하긴 하지만, 실제로 2차, 3차, … 근사 다항식을 구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실제로 구하려면 (코시의) 평균값 정리라든지 로피탈의 정리 같은 것을 알아야 하는데, 핵심만 따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보자. x=0 에서 f(x)=sin x 와 가장 가까운 1차식은 x 였다. 따라서 이를 적분하면 -cos x 와 가장 가까운 2차식은 x2/2-1 임을 알 수 있다(상수 -1은 어디서 나왔는지 생각해 보라). 마찬가지 방법으로 –sin x 와 가장 가까운 3차식은 x3/6-x 임을 안다.


테일러 근사 다항식
f(x) 의 미분 f '(x) 를 또 미분한 것을 ''(x) 라 쓰고, 한 번 더 미분한 것을 '''(x) 등으로 쓰는데, 이런 것들을 고계 미분이라 부른다. 그런데 100번 미분한 함수도 이렇게 표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이럴 경우에는 f(100)(x) 처럼 표기한다. 이제 방금 계산과 같은 방법을 쓰면, x=L 에서 다섯 번 미분가능한 함수 f(x) 와 가장 가까운 5차식은 다음과 같음을 알 수 있다.


한눈에도 규칙이 보일 텐데, 분모에 등장하는 숫자 1, 2, 6, 24, 120, …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런 수는 계승(階乘, factorial)이라 부르는 수로 1부터 n까지의 곱을 말한다. 예를 들어 다섯 번째 숫자 120은 1,2,3,4,5를 모두 곱한 수인데 5! 이라고 쓰고 5의 계승이라 부른다. 예를 들어, x=0 에서 지수함수 f(x)=ex 와 가장 가까운 7차식을 구해 보자. ex 는 미분해도 ex 이므로, f(0)=f '(0)=''(0)=…=f(7)(0)=1 이다. 따라서 다음 식이 7차 근사식이다.


‘가깝다’는 말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원래 함수와 얼마나 가까운지 알아보자. 0에서 조금 떨어진 점인 x=1 을 대입해 보자.


(x)=e(파란색) 테일러 n차 근사 다항식(붉은색)의 비교.

이므로 2.71825396… 을 얻는다. 7차 근사식으로 사칙연산을 몇 번 했을 뿐인데, x=1 에서의 함숫값 f(1)=e 과 소수점 이하 네 자리까지 일치한다! 

별로 놀랍지 않은 사람은 e의 정의에 따라서 e를 계산해볼 것을 추천한다. 오늘의 과학 [자연상수e]에서 e는 n이 커질 때 아래와 같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n=100 일 때 1+1/100 을 100번 곱하는 것도 엄두가 안 나는 일이지만, 어찌어찌 계산해도 2.7048138… 으로 소수점 이하 한 자리밖에 안 맞는다. 소수점 이하 네 자리의 정확도를 얻으려면 n=16000 정도는 돼야 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효율이다.


테일러 급수
x=L에서 무한 번 미분가능한 함수 f(x) 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무한합을 생각할 수 있다.


이 합을 `테일러 급수’라 부르는데, x=L 근처에서 원래 함수와 가장 가까운 `무한차 다항식’ 노릇을 할 거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무한히 더한 값이므로 수렴한다는 보장이 없다. 예를 들어, f(x)=1/x 에 대해 x=1 에서의 테일러 급수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그런데 이 급수는 x 가 0 과 2 사이의 수일 때만 수렴한다. 따라서 0보다 작거나 2보다 큰 수에 대해서는 원래 함수와 `가깝다’는 말 자체를 할 수가 없다. 둘째, 설사 테일러 급수가 수렴하더라도 원래 함숫값과 같다는 보장을 못한다. 이 대목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데, 테일러 급수가 수렴하면 원래 함수와 일치한다고 주장하는 교재도 보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반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잘 알려진 것으로 소개한다.


이 함수의 테일러 급수를 구하면 0+0x+0x2+0x3+0x4+… 이어서 모든 x에 대해 수렴하지만, 원래 함수와는 x=0 일 때 이외에는 값이 같지 않다.

테일러 급수가 수렴한다고 원래 함수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테일러 급수의 예
다행히도 자주 만나는 좋은 함수들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음이 알려져 있다. 좋은 함수들은 테일러 급수가 수렴하기만 하면 원래 함수와 일치하는데, 과거 수학산책 [삼각함수]편에서도 까메오 출연을 한 적이 있다.


sin(x) 함수(푸른색)과 위 11차 근사 다항식(붉은색)의 그래프.
cos(x) 함수(푸른색)과 위 10차 근사 다항식(붉은색)의 그래프.


컴퓨터에 들어간 테일러 급수
현대 과학의 발달에는 컴퓨터의 발달이 큰 몫을 차지하였다. 여러 가지 함숫값을 재빨리 계산할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자와 컴퍼스를 내장한 컴퓨터를 사용했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이런 계산에는 바로 테일러 급수라고 부르는 이론이 숨어 있고 (계산 효율을 더 높이는 방법도 많이 개발돼 있다) 역시 그 바탕에는 미분이 자리한다는 것을 알았기를 바란다. 원리는 모르고 사용할 줄만 알면 좋다고? 물론 잘 사용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고, 구체적인 식을 기억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기만 해서야 새로운 상황이 닥칠 때 난감하지 않을까? 정말 중요한 것은 원리가 아닌가 싶다.

1 comment:

  1. Mysuru casino mobile download, registration, and review
    Mysuru casino mobile download, registration, and 제주 출장마사지 review 충청북도 출장샵 - November 2021 - Find out 수원 출장안마 how to download Mysuru casino mobile app for Android and 춘천 출장안마 iOS 원주 출장안마 right here on

    Reply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