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1969년, 미국의 조 휠러(John Archibald Wheeler)는 블랙홀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믿겨지지 않는 일이지만, 사실 이전에는 ‘블랙홀’이란 이름조차 없었다. 그 대신 ‘얼어붙은 별’, ‘붕괴한 별’ 등의 이상한 이름으로 불려온 것이다. 그리고 블랙홀은 ‘빛까지 빨아들이는 지옥’ 또는 ‘시공간의 무서운 구멍’ 등으로 불리며 모든 것을 남으로부터 빼앗기만 하는 ‘놀부’ 같은 이미지를 굳히게 됐다.
그런데 영국의
스티븐 호킹(Stephen William Hawking) 박사가 블랙홀에 대한 개념을 모조리 바꿔놓았다. 호킹은 블랙홀이 ‘흥부’처럼 남에게 베푸는 착한 성격도 지니고 있어서, 무궁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탱크로 간주돼도 무방함을 증명했다. 호킹은 이를 ‘블랙홀은 그다지 검지 않다(Black holes ain't so black)’ 같이 표현했고 1973년, ‘블랙홀은 검은 것이 아니라 빛보다 빠른 속도의 입자를 방출하며 뜨거운 물체처럼 빛을 발한다‘는
학설을 내놓았다.
뿐만 아니다. 호킹이 주장한 이론에 따르면, 빅뱅 직후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블랙홀이 무수히 태어나야만 한다. 이런 블랙홀을 ‘
원시 블랙홀’이라고 부는데, 원시 블랙홀의 질량은 10만 분의 1g보다 크면 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원시 블랙홀의 최대 질량은 태양 질량 정도이므로, 크기는 대체로 아주 작다. 이러한 원시 블랙홀이 일반 천체와 같이 초속 수백km의 속도로 우주공간을 날아다니면, 웬만해서는 다른 천체들에게 중력으로 포획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천체와 충돌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양성자만한 블랙홀이 지구에 충돌하면 혜성이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것과 거의 비슷한 피해를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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